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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도 얼마나 귀여운데! 고양이카페 "나는 고양이"

가본 곳

아주 우연히, 집과 가까운 곳에도 "나는 고양이"라는 고양이카페가 있다는 걸 알게 돼서 한 번 들러봤다. 서울대입구역 1번출구 근처인데, 여기는 다른 고양이카페와 다르게 길고양이나 버려졌던 고양이들을 전문적으로 키우고 있기 때문에 러시안블루니, 브리티시쇽헤어니 하는 애들은 없었지만, 난 오히려 그게 더 맘에 들었다. 평소에 집 앞의 길고양이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캔도 몇 번 들고다니면서 줘 봤지만 좀처럼 친해질 수가 없었으니까.


카페는 지하 1층에 있었는데, 입장료 7천원을 먼저 내면 밀크티나 아메리카노 같은 음료수를 한 잔 마실 수 있었다. 가게 분위기는 다른 고양이카페들처럼 화사하거나 넓지 않고, 그냥 아는 친구집에 놀러 온 느낌에 더 가까웠지만 고양이 오줌 냄새 같은 것도 없고, 깨끗하게 잘 관리하는 거 같았다. 그리고 어차피 여기에 온 목적은 오직 고양이니까. 


손소독제를 바르고,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 신은 다음에 고양이들을 천천히 살펴봤다. 대략 10마리 정도 있었는데, 예전에 집 앞에서 먹이를 주던 길고양이가 갑자기 내 손을 할퀴는 바람에 피가 난 적이 있어서 처음엔 오히려 내가 길고양이처럼 얘들한테 쉽게 다가가질 못 했다. 그러다가 다른 손님이 쓰다듬어도 얌전히 있는 고양이를 보고, 나도 조금씩 가까이 다가갔다.



길고양이였을 땐 사람 그림자만 보여도 도망가기 바빴을텐데, 제대로 보살핌을 받고나니 처음 보는 나에게도 몇 마리나 다가와서 번갈아가며 내 무릎 위에서 잠이 들었다. 이렇게 순한 애들을 못 잡아 죽여서 안달인 사람들이 밖엔 왜 그리 많은 지... 내 집 앞에서도 새벽만 되면 길고양이들이 엄청나게 샤우팅을 해대서 시끄럽긴 하지만 그게 동물을 함부로 잡아죽이거나 괴롭혀도 될 이유라면, 사람은 평소에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못 살게 굴거나 죽이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튼 카페 안의 고양이들은 흰양말 신은 저 애만 봐도 알겠지만, 관리가 잘 돼서 털도 윤기가 반지르르 하고, 냄새도 하나 안 났다. 

 
나를 미치게 했던 뒷다리의 테디베어...








"너네들은 하루종일 잠 자고, 밥 먹고, 놀기만 하면 되니 좋겠다. 부럽네..."하던 생각을 하던 때, 마침 주인 아가씨가 하는 말이 "쟤들도 오랫동안 밖에서 버림 받다 들어 온 애들이라 귀가 안 들리거나, 조울증인 애들이 있어요. 그런 애들은 무리 중에서도 왕따를 당하더라고요" 아... 너네들도 나름 치열한 삶을 살고 있었구나.



1시간 좀 넘게 고양이들과 있다가 밖으로 나왔더니, 입구에 놓여있는 사료를 먹던 길고양이와 눈이 딱 마주쳤다. "야, 너 포즈 좋다! 잠깐 사진 좀 찍게 거기 그대로 좀 있어봐. 내가 예쁘게 잘 찍어줄게!"라고 속으로 외쳤는데 뭔가 통하긴 통했는지, 애가 도망가지도 않고 가만히 있어줘서 사진 한 장 또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