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슈퍼스타 니고베어
산 거꼬맹이 땐 부모님이 옷 사러 가자고 하는 게 그렇게 싫었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이 가게, 저 가게 돌아다니면서
수 없이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는 게 너무 귀찮고 짜증나고, 도대체 왜 예쁜 옷을 입고 다녀야 되는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옷 더 안 입어본다고, 차라리 장난감을 사달라고 고집부리다가 결국엔 귀싸대기라도 한 대 맞고야 마는 일이 다반사라서 더더욱 옷 사러 가는 건 싫었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선 왜 좋은 옷을 입어야 되는 지도 알았고, 입기 싫은 옷을 억지로 입어봐야 될 일은 없어졌지만,
이젠 그 놈의 결정장애 때문에 여전히 옷 사러 가는 건 괴롭다.
얼마 전엔 2시간 동안 쇼핑몰 지하2층~4층을 왔다갔다 했지만 결국 이래저래 고민만 하다가 티셔츠 한 장 못 사고 돌아왔고, 그 다음날에야 드디어 3시간 반 돌아다닌 끝에 신림역 포도몰에서 바지 하나랑 윗도리 두 벌, 신발 하나 건졌다.
다른 운동화는 다 고만고만했는데 녹색띠에 신발 맨 앞, 중간 쯤에 곰돌이(니고베어)가 완전 내 취향이라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사고 나니 한정판이라네.
아, 가격은 111,2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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