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날의 봄을 좋아하세요?

전동 킥보드 갖고 지하철 타는 방법(노하우)

가본 곳

내가 갖고 있는 전동킥보드는 한 번 충전하면 대략 40km 거리를 갈 수 있다고 설명서에 나와 있는데, 40km라는 게 얼마나 먼 거리인지 감이 잘 안 와서 지도로 재봤다. 강남역에서 서울시청까지 거리가 10여km고, 강남역에서 의정부역까지 직선거리로 26km니까, 킥보드만으로도 제법 멀리 왔다갔다 할 수 있을 거 같지만, 이론과 실제는 늘 다른 법!

실제로 최적하게 씽씽 달려주는 거리는 15~25km까지고, 그 후부턴 점점 힘이 딸리는 느낌이 와서 40km나 되는 거리를 한 번에 타고 갈 순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게 킥보드와 대중교통을 같이 이용하는 거 였는데, 그 중에서도 지하철이 제일 무난해보였다. 실제로 자전거 들고 지하철 타는 사람들도 많이 봤고...


출퇴근 시간엔 아무래도 민폐가 될 거 같아서 주말 오후 3시쯤에 첫 실험을 해봤다. 

맨처음엔 킥보드를 들고 지하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부터 고민이었는데, 킥보드를 접지 않은 채로 에스컬레이터에 타도 브레이크를 잘 잡고 있으니 별 문제는 없었지만, 제일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어느 역이나 무조건 설치 돼 있는 엘리베이터였다.


엘리베이터를 평균 한 번만 갈아타면 이렇게 플랫폼까지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요즘은 웬만한 지하철역엔 무료로 휴대폰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휴대폰 대신 킥보드 충전을 하기에도 지하철은 너무나 좋은 장소다.(설명서에 의하면, 하루 5시간 정도 매일 충전을 한다고 했을 때 1년에 대략 2만원 정도의 전기비가 든다고 한다. 1시간 충전에 한 10원 정도 드는 셈)

 


첫 실험에선 지하철에 탈 때 이렇게 킥보드를 접어서 최대한 의자 안 쪽에 넣어봤는데, 아무래도 부피가 큰 편이라 옆사람들에게 민폐가 됐다.  


그래서 킥보드보다 훨씬 부피가 큰 자전거들은 어떻게 지하철에 갖고 내리나 다시 찾아봤더니, 원칙적으로 토, 일요일만 자전거를 갖고 탈 수 있게 돼 있고, 지하철의 맨 앞이나 맨 뒤 차량의 벽에 최대한 붙어가는 방법이 있었다. 그래서 두 번째 실험에선 나도 맨 뒤 차량의 벽에 딱 붙여 세워봤는데 역시! 사람들에게 민폐 끼칠 일도 거의 없었고, 나도 자세가 편했다.


심지어 킥보드를 벽에 잘 붙여만 놓으면, 제대로 고정이 돼서 지하철이 움직일 때 손으로 계속 안 잡고 있어도 움직이거나 쓰러질 일이 없었다. 이걸 터득한 최근 2주 동안 킥보드에 날개가 달린 듯, 주말에 이동범위가 엄청 넓어졌다. 앞으로 맘만 먹으면 서울에서 인천, 오이도, 춘천 남이섬 같은 곳도 킥보드를 타고 여행할 수 있게 됐다.